♤ 돈 카를로 / 주세페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는 전 5막. 1884년에 4막으로 개작하였다.
파리 오페라 극장의 의뢰로 작곡된 이 오페라는
프랑스 작가 조제프 메리(Joseph Mery)가 대본을 맡았고, 카미유 드 로클(Camille de Locle)이
프리드리히 실러의 『스페인의 왕자 돈 카를로스(Don Carlos, Infant von Spanien)』를 기본으로 썼다.
1867년 3월 11일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의 초연은 대본대로 프랑스 말로 노래되었다.
대본이 이탈리아어로 바뀐 것은 초연과 같은 해 런던 공연 때부터였고
대본의 이탈리아어 번역은 코스타(Michael Costa)가 맡았다.
베르디는 이탈리아어 4막본으로도 개작해 1884년 1월 10일 밀라노 라 스칼라극장에서 재초연 했다.
오페라 <돈 카를로>는 프랑스 왕 앙리 2세의 딸 엘리자베트 드 발루아와 스페인 왕 펠리페 2세,
스페인 왕자 돈 카를로스에 관한 이야기다. 기록에 의하면 엘리자베트와 카를로스는 같은 나이였다고 한다.
엘리자베트는 열다섯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카를로스 왕자의 아버지인 서른세 살의 펠리페 2세와 결혼해,
스물세 살에 세상을 떠났다. 이 이야기는 그들이 모두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지나서야 소설로 등장하게 되었다.
줄거리
1막.
1560년경, 프랑스의 퐁텐블로 숲에서 시작된다.
스페인의 카를로 왕자는 정혼상대인 프랑스 공주 엘리자베스가 궁금해, 외교사절단에 끼여 슬쩍 프랑스로 온다.
퐁텐블로 숲에서 처음 마주친 두 사람은 곧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전령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는데,
펠리페 2세가 스페인과 프랑스의 화의를 위해 엘리자베스와 결혼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아버지에게 연인을 빼앗긴 카를로 왕자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2막.
스페인의 산 주스토 수도원이 배경이다.
연인 사이가 모자관계로 변한 운명에 절망하는 카를로 왕자 앞에 플랑드르에서 막 돌아와 나타난
절친한 친구 로드리고(포사 후작)는 이런 개인적인 고통을 극복할 처방으로
‘플랑드르로 가서 억압받는 백성을 구하고 평화를 건설하라’고 왕자를 격려한다.
두 사람은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라고 노래로 영원한 우정을 다짐한다.
귀족부인들이 모여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수도원의 정원에서 왕의 정부 에볼리 공녀는
‘베일의 노래’를 부르며 암시적으로 왕비를 조롱한다.
로드리고는 왕비 엘리자베스에게 카를로를 만나보라고 당부하는데,
카를로는 왕비에게 자신을 플랑드르로 보내달라고 부탁하고는 과거의 환상에 빠져 왕비를 포옹하려 한다.
갈등으로 마음이 찢기는 엘리자베스는
"그처럼 나를 원한다면, 먼저 당신 아버지를 죽이고 그 피 묻은 손으로 나를 결혼제단으로 이끌라"며
카를로에게 불같이 화를 낸다. 한편 펠리페 왕은 ‘무력으로 다스려야 세상이 평화롭다’는
자신의 신조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로드리고를 절대적으로 신임하게 됩니다.
3막.
마드리드 왕궁의 정원이다.
카를로 왕자를 연모하는 에볼리 공녀는 그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내 밀회를 약속한다.
사실 엘리자베스의 편지인 줄 알고 밀회장소에 나온 카를로는 다른 여자를 발견하고 놀라 마음을 들키게 된다.
에볼리는 왕자와 왕비 엘리자베스의 관계를 알고 불같이 화를 낸다.
로드리고가 달려와 에볼리를 죽이려 하지만 왕자는 이를 말린다.
에볼리는 질투에 눈이 멀어, 이들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로드리고는 카를로에게 반역의 증명이 될 만한 문서가 있으면 자신에게 맡기라고 충고한다.
아토차 성당 앞 광장. 이단자들의 화형식을 보기 위해 군중이 광장에 모여든다.
왕이 등장하자 카를로는 플랑드르의 사절들을 데리고 와 왕에게 자비를 간청한다.
성직자들은 반역자들의 처형을 주장한다.
카를로가 아버지에게 칼을 빼들어 대들자 로드리고가 나서서 칼을 빼앗아 버린다.
카를로가 놀라는 가운데 천상의 소리가 ‘이단자들의 구원’을 노래한다.
4막.
왕의 집무실이다.
펠리페 왕은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왕비 때문에 서글퍼하면서, 군주의 외로움을 노래한다.
종교재판장이 들어오자 왕은 카를로의 반역죄를 어떻게 처벌해야 할 것인가를 묻고,
재판장은 사형을 주장한다. 왕은 여전히 교회의 권력에 굴복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분노하는데,
이때 왕비가 보석함을 도둑 맞았다며 달려 들어온다. 왕은 보석함에 들어있던 카를로의 초상화를 내보이며,
왕비가 왕자와 더불어 간통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하고, 엘리자베스는 분노와 모욕감으로 기절하고 만다.
이 상황에 방에 들어온 에볼리는 죄책감을 느끼고는 자신이 보석함을 훔쳐 왕에게 주었으며
사실은 왕의 정부라고 왕비에게 고백한다.
왕비가 에볼리를 수도원으로 추방하자 에볼리는 자신의 미모를 저주한다.
로드리고는 카를로가 갇힌 감옥에 찾아와 자신이 플랑드르 반란의 선동죄를 뒤집어썼으며
곧 왕의 자객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알려준다.
그리고 카를로에게 꼭 플랑드르로 가서 선정을 베풀라고 간청한다.
이때 자객이 로드리고를 총으로 쏘고, 쓰러진 로드리고는 카를로에게 최후의 작별을 고한다.
펠리페 왕은 감옥에 찾아와 카를로를 풀어주려고 하지만, 카를로는 아버지를 살인자라고 비난한다.
군중이 감옥으로 몰려와 왕을 협박하지만 종교재판장의 개입으로 잠잠해진다.
5막.
다시 산 주스토 수도원이 배경이다.
엘리자베스는 수도원에서 카를로를 기다리며 카를로 5세의 무덤 앞에서 슬픔에 찬 노래를 부른다.
왕비는 카를로 왕자를 격려해 플랑드르로 떠나보내려 하지만, 왕비와 왕자의 관계를 의심한 펠리페 왕은
두 사람이 만나고 있는 현장을 덮쳐 왕자를 종교재판관에게 넘겨주려 한다.
그러나 그때 무덤에서 선왕이자 카를로 왕자의 조부인 카를로 5세가 걸어나와 손자를 데리고 사라진다.
♤ '돈 카를로'의 주요 아리아
1. 「오, 운명이여(O don fatale)」(Ms),
2. 「요정들의 궁전에서(Au palais des fees)」(베일의 노래)(S),
3. 「나의 마지막 날... 죽음을 얘기한다(Per me giunto e il di supremo... Che parli tu di morte?)」(B),
4. 「오 카를로, 들어주세요. 나의 죽음(O Carlo, ascolta... Ah! io morro)」(B),
5.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E lui... Dio, che nell’alma infondere)」(T+B),
6.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Elle ne m’aime pas)」(B),
7. 「내가 왕보다 높은가?(Suis-je devant le Roi?)」(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