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古典(중국고전)

中 國 古 典

덕치/이두진 2020. 1. 6. 19:02

 

                                               

 

                                           中 國 古 典 .

 


  ◎ 고전이란 무엇인가 ? 

 

고전이란 말 그대로 오래된 책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쓰는 고전이란 말 속에는 단순히 오래된 책이라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모범적이면서도 영원함을 지닌 책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수백, 수천 년, 오랜 세월 동안 온갖 비평과 비판을 이겨내고 우리에게까지

전해져 읽히고 있는 책이라면 이는 그 자체로 대단한 걸작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기나 긴 역사를 통해 검증받은 고전들이 현재의 우리에게 정신적, 문화적으로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역사 속에서 배워야 하는 현대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마도 이것이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중국 고전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우선 대표적인 유가의 기본 경전으로는 13경(十三經)이 있다.  

13경은 『역경(易經 : 주역)』 『서경(書經 : 尙書)』 『시경(詩經 : 毛詩)』 『주례(周禮)』  

『예기(禮記)』 『의례(儀禮)』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춘추곡량전(春秋穀梁傳)』 『논어』 『효경(孝經)』 『이아(爾雅)』 『맹자(孟子)』 등을 말한다. 
사서삼경이나 사서오경은 모두 13경에 포함된다.   

사서(四書) 중 『대학』과 『중용』은 『예기』에 소속되어 있는 것을 남송 성리학자들이

분리하여  책으로 엮은 것이다.  

따라서 『대학』과 『중용』은 『예기』에 포함되어 있어, 13경에서는 거론하지 않는다.  


묵가의 경전으로는 『묵자』가 있고, 법가는 관중의 『관자』, 이극의 『법경』,

상앙의 『상군서』,  한비자의 『한비자』 등이 있다. 
도가는 『노자도덕경』 『장자』 『포박자』, 병법가는 손자의 『손자병법』,

사마양저의 『사마법』, 오기의 『오자병법』, 강태공의 『육도삼략』 등이 있다. 
그 외 제자백가의 사상을 집대성한 백과사전으로는 『여씨춘추』가 있고, 
역사서로는 춘추전국시대가 아닌 한(漢)나라 때 나온 사마천의 『사기』,

유향의 『전국책』,  반고의 『한서』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중국 고전은 그 종류가 워낙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책마다의 내용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철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척이나 심오하고 어렵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적 관념에 의해 포장되기도 하고 왜곡되기도 하여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린 경우도 있다. 아무리 중요하고 훌륭하여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고전을 모두 다 읽고 소화한다는 것은,

평생을 공부만 하는 사람들에게도 무척 어려운 일인데  더구나 일반 독자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도 넘는 과거의 역사 속에도,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끊임없이 보다 좋은 세상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수많은 투쟁이 있었다. 
때문에 이 책에 실린 명문들은 단순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활자가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질타이며, 또한 아낌없는 격려이기도 하다. 
역사의 격변과 충돌 속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져온 인간의 변혁의지는 고전의 구석구석에

살아 숨쉬고 있다. 그 모퉁이 안에서 호흡하고 있는 주옥같은 명문들을 통해 과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그리고 그것이 결코 우리가 숨 쉬고 있는 현재와 무관하지 않음을 느껴보자.

 

   ◎ 정치란 무엇인가 ?

 

 

★  백성을 모으는 다섯 가지 방법 .

 

첫째, 선비들이 모이는 방법은,

         어진 사람을 존경하고 유능한 선비를 등용해 덕망 있는 사람들이 벼슬자리에 있으면,

         천하의 선비들이 모두 기뻐하여 그 나라에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둘째, 상인들이 모이는 방법은,

         시장에서 점포에 대한 세금만 받고 물품에 대해서는 세금를 받지 않거나,

         아예 법을 만들어 장사 행위를 지도·단속만 할 뿐 점포에 대한 세금을 전혀

         받지 않는다면, 천하의 장사꾼들이 모두 기뻐하며 그 나라의 시장에 몰려들 것이다.

 

 셋째, 여행자들이 모이는 방법은,

          국경지대의 관문에서 다른 나라의 첩자나 범법자를 색출하기 위해

          드나드는 사람들을 살피기는 하지만 통행세를 받지 않는다면,

          천하의 여행하는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여 그 나라의 길을 지나가고자 할 것이다.

 

 넷째, 농민들이 모이는 방법은,

          농사짓는 자에게 조(助), 곧 정전법에 따른 공전(公田)의 수확만을

          나라에 바치게 할 뿐 사전(私田)에 대해서는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다면,

          천하의 농민들이 모두 기뻐하며 그 나라에 몰려와 농사짓기를 바랄 것이다.

 

 다섯째, 일반 백성들이 모이는 방법은,

              일반 주택에 대하여 부역 대신 바치는 부포(夫布)나 뽕나무를 심지 않는 벌로

              바치는 이포(里布)를 받지 않는다면,

              천하의 백성들이 모두 기뻐하여 그 나라의 백성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진실로 위와 같은 다섯 가지의 방법을 시행할 수 있다면,

이웃 나라 백성들이 그 임금을 마치 부모처럼 우러러보고 존경하며 따를 것이다.

이와 같이 된다면 천하에 그 임금을 대적할 자가 없을 것이다.

천하에 대적할 이가 없는 사람을 두고, 하늘의 사자(使者)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서도, 왕 노릇을 못한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

 

 

★  임금 노릇하기 쉬운 방법 .

 

생업에 따른 일정한 소득이 없어도 항상 변하지 않는 양심을 지닐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선비뿐이다.

일반 백성들은 일정한 생업에 의해 일정한 소득이 있어야 생활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그래야 항상 마음이 편안해서 양심을 잃지 않게 된다. 

백성들은 일정한 소득이 없으면 생계에 얽매여 방황하다가 타락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렇게 되어 방탕, 편벽, 사악, 사치 등을 가리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백성들이 죄를 저지르면 위정자는 그들을 형벌에 처하게 된다.

백성들에게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지 못해 백성들이 방황하다가

범죄를 저지르게 해놓고 그들을 처벌하는 것은,

마치 그물을 미리 쳐놓았다가 고기를 잡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어떻게 어진 사람이 임금의 자리에 있으면서 백성을 상대로 그물질을 할 수 있겠는가 ?

그러므로 옛날의 어진 임금은 백성을 위해 생업을 마련할 때,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넉넉하고 아래로는 처자식을 기를 수 있도록 하였다.

풍년이 드는 해에는 풍족하게 살 수 있고, 만약 흉년이 드는 해라도 굶주리는 것을

면할 수 있게 하였다.  그래서 다툼이 없고 범죄가 없는 질서 있는 사회,

밝고 활달한 사회가 되도록 한 뒤에 백성을 선한 길로 이끌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성들이 수월하게 따라와 부강한 나라로 발전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백성들의 생업을 마련하지만,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부족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먹여 살릴 수가 없다. 풍년이 들어도 고생을 면하지 못하고,

흉년이라도 들면 굶어 죽는 것을 면할 길이 없게 되었다.  죽음을 피해 벗어나기에도

힘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어느 틈에 예의를 닦고 의리를 행할 수가 있겠는가 ?  

집안이 안정되면 나라도 안정된다.  5묘의 집 둘레에다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치면,

노후 생활로 접어든 50대의 노인이 추위를 모면할 수 있는 따뜻한 비단옷을 입을 수 있다.

닭이나 돼지·개 등의 가축들을 잘 기르면, 70대의 노인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 또 장정들이 100묘의 땅에다 농사를 짓고 나라의 토목공사에 부역으로

나가거나 전쟁에 동원되는 일 없이 파종하고 가꾸고 수확하는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

여덟 식구의 가족이 생계에 곤란을 느끼지 않으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남는 시간을 이용해 자녀의 교육을 신중하게 실시하여 효(孝)· 제(悌)· 충(忠)· 신(信)의

길을 밝힌다면, 젊은 사람들이 반백의 노인들로 하여금 길에서 짐을 지거나 이고 다니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노인이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일반 백성들이 굶주리거나

추위에 떨지 않게 하고서도, 왕 노릇을 제대로 못한 사람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 나라가 망하는 47가지 사례 一.   『 韓非子 』 「亡徵篇(망징편)」 

 

一. 대개 임금이 다스리는 나라는 작은데 대부(大夫)들이 차지한 영토는 크며,  

     임금의 권위는 가볍고 대신들의 권력이 무거우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二. 법령과 금법(禁法)을 가볍게 여기고 모략과 꾀에만 힘쓰고, 나라 안의 정치는

      황폐하게 만들고 나라 밖의 외교와 원조에만 의지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三. 여러 신하들이 쓸모없는 학문만을 익히고 귀족의 자식들은 변설을 즐기며,  

     장사꾼들은 재화를 나라 밖으로 빼돌려 쌓아놓고 백성들은 나라 안에서

     곤궁하게 지내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四. 임금이 화려한 궁전과 높은 누각 및 정원의 연못 만드는 일을 좋아하고,  

     호사스러운 수레와 의복 및 기구나 노리개 등의 사치를 즐겨, 
     백성을 괴롭히고 재물을 함부로 낭비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五. 임금이 때와 날을 받아 귀신을 섬기며, 복서(卜筮 : 점술)를 믿고,

     제사 지내는 일을 좋아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六. 임금이 신하들의 의견을 들을 때, 많은 벼슬아치들의 말을 증거로 참고하여 알아보지도

      않고 오직 한 사람만을 밖으로 내보내 정보를 얻는 창구로 삼는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七. 나라의 관직이 몇 사람의 수중에 장악되어 있고,

      벼슬과 봉록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八. 임금이 게으르고 무엇이나 이루지 못하고, 유약하여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며,  

     옳은 일과 잘못된 일을 결정짓지 못해 스스로 확고하게 설 수 없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九. 임금이 탐욕스러워 만족하지 못하고,

      이익만을 가까이하고 좋아한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 임금이 잔혹한 형벌을 가하는 것을 좋아해 법령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변설을 즐겨  

      그 실용에 힘쓰지 않으며, 아름답게 꾸민 글에 빠져 그 공로를 돌아보지 않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一. 임금의 사람됨이 천박해 속마음을 쉽게 들여다 볼 수 있고,  

         자신의 계획을 남에게 누설하기를 좋아해 조금도 감추지 않고, 
         여러 신하의 의견과 말을 쓸데없이 이리저리 옮기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二. 임금의 성품이 너무 강해 신하들과 화합할 줄 모르고,

         간언을 물리치고 신하들에게 이기는 일을 즐기며, 나라의 이익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경솔하게 자신의 믿음에만 의지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三. 임금이 다른 나라와의 외교나 원조만 믿고 이웃 나라를 얕보며,

         강대국의 도움에 의지하여 가까운 이웃 나라를 멸시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四.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 처자식과 재산은 나라 밖에 두며,  

         위로는 임금의 모사와 계략에 참여하고 아래로는 백성 다스리는 일에 관계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五. 백성들은 재상을 믿지 않고, 신하들은 임금에게 충성심을 갖고 있지 않는데도,

         임금이 총애하고 신뢰해 내쫓지 않는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六. 임금이 나라 안의 뛰어난 선비를 중용하지 않고 나라 밖의 사람에게

         관직와 봉토를 주며,  공로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명성만을 좇아 진퇴를 결정하며, 

         다른 나라에서 데려온 사람만을 믿고 그 지위를 높게 하여

         나라 안의 신하들보다 귀하게 만들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七. 임금이 왕위를 정당하게 승계할 적자를 가볍게 여기고, 서자를 대등하게 대접하고,  

         태자가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임금이 죽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八. 임금이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나라는 혼란스러운데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부하며, 나라의 재력(財力)은 살펴보지도 않고 이웃의 적을 가볍게 여기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九. 나라가 작으면서도 큰 나라에 대해 겸손하지 않고,

         힘은 약하면서도 강한 나라를 겁내지 않으며,    

         무례하게도 이웃의 큰 나라를 업신여기고, 

         탐욕만을 추구하고 외교에 졸렬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二十. 태자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도 임금이 강성한 적국에서 후처를 맞아들여

         정부인으로 삼으면 태자의 자리는 위태로워지고,

         신하들은 마음을 바꾸어 정부인 쪽으로 쏠릴 것이니 그 나라는 망한다. 

  

二十一. 임금이 겁이 많아 자기 신념대로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지레짐작은 재빨리 하면서도  마음이 유약하여 정작 결단을 내려야 할 때

             망설이다가 때를 놓치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二十二. 임금이 일이 있어 다른 나라에 나가 있는데 신하들이 왕위를 너무 오래 비워두면

             안 된다는 명분을 내세워 새로운 임금을 세우거나, 외국에 인질로 가 있는 태자가

             돌아오지도 않았는데 임금이 다른 아들로 태자를 정하면 민심은 흔들린다.

             나라 안 백성들의 마음이 흔들리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二十三. 임금이 대신들을 가볍게 대우하거나 욕을 보여 원한을 품게 하고

             또 백성들에게 가혹하게 형벌을 가하고 일을 시켜,

             그 원한과 수치를 잊지 않고 있는데도 그 사람들을 자신의 주변 가까이에 둔다면

             역적이 생긴다. 역적이 일어나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二十四. 세력 있는 두 대신이 권력다툼을 하고 임금의 형제들이 세력이 강해

             나라 안에 당파가 생겨나고,  또한 나라 밖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서로 세력을 다투는 일이 생기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二十五. 임금이 젊은 궁녀나 아름다운 후궁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총애하는 신하나

             농간하는 측근의 지모(智謀)를 써서, 조정 안팎의 원망과 슬픔이 가득한데도,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거듭 불법을 저지르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二十六. 임금이 원로대신을 업신여기고 왕실의 형제나 친척들에게 무례하고,

             백성들을 괴롭히며 죄 없는 사람을 함부로 잡아 죽이는 일이 있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二十七. 임금이 조그마한 술수로 법을 어긋나게 만들고,

             사사로운 일로 공과 사를 그르치게 하며, 법률과 금령을 쉽게 바꾸고,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명령을 내려 백성들이 어느 쪽을 따라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二十八. 국경에 튼튼한 요새를 쌓지 않고 성곽은 허술하며, 군비는 축적되어 있지 않고

             물자는 부족하며 방위태세도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가볍게 적을 공격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二十九. 임금의 일족이 장수하지 못하여 즉위하자마자 잇따라 죽고,  

             어린 임금이 즉위하면 대신이 권력을 잡고 휘두른다.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에게도 벼슬을 주어 당파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 나라의 영토를 떼어 외교의 담보로 삼아 원조를 기대한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三十. 임금의 자리와 권력을 물려받을 태자가 존경받고 세상에 알려져,   

         그를 따르는 무리들의 세력이 커지고  강대한 나라들과 접촉과 교섭이 빈번하여,  

         능가하는 위세가 일찍이 갖추어지면 그 나라는 망한다. 

 

三十一. 임금이 소심하고 성급하여 아무 일에나 쉽게 흔들리며,

             상황에 대한 이해득실을 헤아리지 못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이 없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

 

三十二. 임금이 쉽게 화를 내고, 군사를 일으키는 일을 즐겨 농사나 군사를 그르치면서,

             쉽사리 적국을 공격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三十三. 임금의 측근인 고관대신들이 서로 시기하여 싸우고,

             대신들의 세력이 융성하여 밖으로는 적국의 힘을 빌리고

             안으로는 백성들을 괴롭히며 사사로운 원한으로 자신들의 원수를 공격하는데도,

             이를 임금이 내버려둔다면 그 나라는 반드시 망한다. 

   

三十四. 임금은 어리석은데 그 측근인 왕실의 친척이나 형제는 현명하고

             태자의 세력이 약해 서자가 이를 업신여겨 대항하고,

             관리의 힘이 약하면 백성들은 오만해져 나라 안은  혼란스러워진다.

             민심이 흔들리고 나라가 혼란스러우면 그 나라는 마침내 망한다.
  
三十五. 임금이 자신의 분노를 가슴에만 담고 있고 형벌을 내려야 할 때에도 죄목을

             들출 뿐 처벌을 하지 않으면, 신하들은 겉으로 아무 말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임금을 미워하고 나라를 걱정하게 된다. 

             또한 죄가 있는 신하를 처벌하지 않으면 그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마침내 반란을 일으키게 되므로 그 나라는 망한다. 

  

 三十六. 군대를 지휘하는 장수에게 너무 강력한 권한을 주거나 국경을 수비하는

              책임자에게 너무 높은 지위를 주면, 법을 남용하여 제멋대로 명령을 내리거나

              일을 처리할 때도 임금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전횡을 일삼게 되어

              그 나라는 망한다. 

   

三十七. 왕후가 음란하고, 임금의 모후가 추한 행동을 거듭하면,  

             조정 신하들이 궁전의 내실과 함부로 정을 통하게 되고 남녀의 유별함이

             점점 멀어지게 된다.  이에 임금의 모후와 왕후가 서로 대립하여

             파당을 만들게 되어 그 나라는 망하고 만다. 

   

三十八. 임금이 왕후를 함부로 대하고 궁녀나 후궁만을 총애하여 태자보다 서자의 권위가

             높아지면,  나라의 질서가 무너진다. 재상의 권위가 가벼운 반면 관직이 낮은

             신하들이 임금의 총애를 받아 권세가 막강해지면, 조정의 안과 밖은 서로 시기하여

             다투게 된다. 조정의 안팎이 서로 다투어 평화롭지 않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 

  

三十九. 대신의 자리가 지나치게 높고 귀하게 되면, 그를 일방적으로 따르는 지지자가

             많이 생겨나 무리를 만들어 강해진다. 그들이 임금의 판단을 가로막고

             나라의 권력을 제멋대로 행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四十. 권문세가의 자제들은 관직에 중용되는 반면, 전쟁에서 공로를 세운 사람의 자식들은

         배척당하고, 지방의 작은 고을에서 행한 착한 일 따위는 높이 드러나는 반면,

         관리의 공로는 무시되고, 개인의 행위는 귀하게 여기는 반면

         나라에 대한 공로를 천하게 여기면 그 나라는 망한다. 

  

四十一. 임금과 나라의 창고는 텅 비었는데 대신들의 창고가 가득하고,

             조상 대대로 뿌리박고 사는 사람은 가난한 반면, 

             다른 나라에서 옮겨와 임시로 사는 사람은 넉넉하고,    

            평소 논밭을 갈다가 전쟁이 나면 목숨 걸고 나가 싸우는 선비는 곤궁한 반면,
            상공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은 이익을 얻는다면 그 나라는 곧 망한다. 

 

四十二. 임금이 큰 이로움을 보고서도 그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재난의 징조를 듣고서도

             대비하지 않고, 나라의 전쟁과 수비하는 일을 천박하게 여겨 인의(仁義)의 헛된

             명분만으로 스스로를 치장하고자 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四十三. 임금이 자신은 효행을 하지 않으면서 필부의 효행만 흠모하고,

             나라의 이익은 돌보지 않고 모후의 명령만을 좇고, 왕후나 후궁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환관들이 나랏일을 좌우하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四十四. 임금이 말과 논리에 능숙한 반면 이치에는 어긋나고,

             마음은 지혜롭지만 술수에 익숙하지 않고, 
             다재다능한 반면 법도에 따라 일을 다루지 못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四十五. 새로 조정에 나온 신하가 높은 자리에 오른 반면 옛 신하들은 밀려나고,  

             어리석은 사람이 나랏일에 중용되는 반면 어진 선비는 드러나지 않고, 
             공적이 없는 사람은 귀하게 되는 반면 고생해 공로를 세운 사람은 천한 대우를

             받는다. 이 때문에 지위가 낮은 사람들은 고관대작을 원망하게 된다.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원망하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四十六. 왕실의 친인척과 대신들의 봉록이 실제 공로보다 높고 후하거나,

             신분에 따른 복장과 치장이 그 등급을 침범할 정도로 화려하거나, 

             궁궐과 가옥 및 음식이 지나치게 사치스러운데도 임금이 이를 금하지 않으면,

             신하들의 탐욕은 멈출 줄을 모르게 된다. 
             신하들의 탐욕이 멈출 줄 모르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四十七. 왕실의 사위나 자손들이 백성들과 함께 한 마을에 살면서,

             그 이웃 백성들에게 오만하게 굴고 폭력을 휘두른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  설득의 어려움 .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은 자신의 지식을 가지고 설명하여

상대를 설득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아니다. 

또한 말과 논리로 자신의 뜻을 충분하게 밝히기가 어렵다는 말도 아니다. 또한 대담하게

말과 논리를 펼쳐 자신의 능력을 맘껏 발휘하기가 어렵다는 말은 더욱 아니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어렵다는 말은 설득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본마음을 알아,

자기의 의견을 그 마음에 얼마나 맞출 수 있느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설득하려는 상대방이 고결한 말로 명예와 명성을 떨치는 일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정반대로 그에게 많은 이익을 추구하는 길을 이야기한다면,

뜻이 낮은 사람이라 여겨 비천하게 대우하고 반드시 멀리 내쫓을 것이다.

또 설득하고자 하는 상대방이 많은 이익을 좇아 얻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있는데,

정반대로 그에게 명예나 명성과 관련한 고결한 말만 꺼낸다면,

이쪽을 마음이 비어 세상 물정에 소홀하다 생각하고 반드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또 설득하려는 상대방이 속마음은 많은 이익을 얻고자 하면서도 겉으로는 명예와 의리를

내세워 고결한 척하고 있는데, 거기에다 명예에 대한 말만 늘어놓게 되면 겉으로는

그 의견을 듣는 체하지만 실제로는 멀리하는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설득하면, 그 상대방은 이쪽의 의견을 채용하면서도 겉으로는

자신의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결국 설득하는 사람을 버리고 만다.

이와 같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것이므로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대개 일이라는 것은 비밀을 지켜야 이루어지며, 모의하는 일은 밖으로 누설되면 실패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직접적으로 비밀을 발설하거나 흘리지 않아도,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우연찮게 상대방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는데, 

이와 같은 경우에는 설득하는 사람의 목숨이 위태롭게 될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이 겉으로는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이러한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해놓고,

실제로는 다른 일을 추진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경우 설득하는 사람이 단지 겉으로 드러난 일은 물론 상대방이 비밀스럽게

추진하는 일까지 알아차리게 된다면, 또한 설득하는 사람의 목숨은 위태롭게 될 수 있다.

앞서 설득하는 사람이 계획한 어떤 일이 상대방의 마음에 우연하게 들어맞았는데,

외부의 또 다른 지혜로운 사람이 그 계획을 짐작하여 밖으로 누설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상대방은 반드시 설득하는 사람이 그 일을 누설했다고 의심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설득하는 사람의 목숨은 또한 위태롭게 된다.

또한 임금과 가깝거나 은밀한 대화를 나눌 관계도 아니고, 임금의 은총이 아직 두텁지도

않은데 지극히 친근한 어조로 설득해, 그 일이 행해져 공로가 있으면 질투하는 사람이

생겨나게 된다. 그리고 만약 설득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패했을 때는 의심을 받게 되어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만일 설득하려는 임금의 허물을 보고 설득하는 사람이 예의를

앞세워 그 과오를 지적하면,  임금은 자기를 책망하는 것으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은 경우에도 설득하는 사람은 그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

임금이 어떤 좋은 계책을 얻어 자신의 공적으로 삼고자 마음먹고 있는데, 설득하는 사람이

그 일의 내막을 알아차리게 되면, 또한 설득하는 사람의 목숨은 위태로울 수 있다.

더구나 설득하는 사람이 상대방이 실제로 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권유한다거나,

상대방이 그만두지 못할 일을 억지로 그만두게 권유하는 경우에도 설득하는 사람의

목숨은 위태롭다. 대신들에 대하여 비평하게 되면 임금은 설득하는 사람이 자신과 신하

사이를 이간시키려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며, 미천한 아랫사람에 대하여 비평하게 되면

임금은 설득하는 사람이 자신의 권력을 팔아 아랫사람에게 사사로운 은혜를 베푸는

것으로 여길 것이다. 설득하는 사람이 임금이 총애하는 사람을 들추면,

자기에게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그들의 힘을 빌리려 한다고 생각할 것이고,

또한 임금이 미워하는 사람을 들추어내면 임금은 자기의 속마음을 떠보려고 하는 짓이라

여길 것이다. 설득할 때 말의 앞과 뒤를 과감하게 자르고 핵심적인 내용만을 말하면

지혜가 모자라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반대로 장광설로 자세하게 설명하면 지나치게

말이 많아 학문과 식견이 잡다하다고 여긴다. 구체적인 사실을 생략하고 결론만 말하면,

임금은 설득하는 사람을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겁쟁이로 여긴다.

반대로 설득하는 자가 일을 잘 꾸며 먼 앞날까지 자세하게 설명하면,

임금은 비천한 자가 오만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와 같은 것들이 바로 세난(설득의 어려움)이기에 잘 알아두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설득의 요령과 방법 다른 사람을 설득할 때 힘써야 할 요점은 설득하고자 하는 상대방이

자랑으로 여기는 것은 은근히 칭찬하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은 은근히 덮어주는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상대방이 급하게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있으면 설득하는 사람은

반드시 공적으로 합리적이고 정당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장려해야 한다.

상대방이 마음속으로 좋지 않은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면,

설득하는 사람은 좋은 점에 대해서는 격려해주는 한편

일을 시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조리 있게 설명해주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이 마음속에 고상한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시행하기에

힘이 미치지 못할 경우, 설득하는 사람은 그 일을 실행했을 때의 문제점이나 실행한 뒤에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설명해주는 한편 그 일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사실에 대해

현명하다고 칭찬한다. 설득할 상대방이 자신의 재능이나 지혜를 자랑하고 싶어 할 때,

직접적으로 칭찬하면 아첨이 된다.

따라서 그와 비슷한 사례를 들려주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살펴보고,

이쪽의 설득을 채택하게 하는 자료로 이용하도록 한다.

이 방법은 모르는 척하면서 상대방의 재능과 지혜를 도와주는 것이다.

또 상대방으로부터 나라의 공적인 논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인정받고 싶다면,

득하는 사람은 반드시 훌륭한 명분을 밝혀야 한다. 

또한 그에 못지않게 상대방의 개인적인 이익에도 합당하다는 점을 은밀하게 나타내어,

그 일을 시행하면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한다.

반대로 나라와 임금에게 해가 되는 일을 말할 때는, 명분상 비난받을 만한 일을 밝히고,

임금 자신에게도 해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또 임금을 칭찬해야 할 경우에는 직접 칭찬하지 않고, 비슷한 다른 사람의 사례를 들어

칭찬해야 한다. 임금의 잘못을 책망할 경우에는, 직접 경고하지 않고 다른 비슷한

사례를 들어 충고해야만 한다. 더불어 임금과 함께 불명예스러운 일을 했을 때는

해로울 것이 없다는 사실을 반드시 크게 강조하고,

임금과 함께 한 일이 실패했을 때는 반드시 실책이 없음을 크게 꾸며서 말해야 한다.

임금이 뛰어난 결단력을 뽐내면, 굳이 그 잘못을 지적하여 화나게 할 필요가 없다.

또 임금이 자신의 계획이 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실패한 사례를 들어 추궁할

필요가 없다. 설득하는 사람의 대의(大義)가 상대방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도록 하고,

설득하는 사람의 말씨가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자기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이 상대방과 충분히 친근하면서도 의심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하여 의견이 채택되도록 하는 길인 것이다.

 

이윤(伊尹)이 재상이 되기 전에 요리사 노릇을 하고, 백리해가 진나라의 재상이 되기 전에

포로생활을 한 것은 모두 그 임금에게 등용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聖人이었지만, 이렇듯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신의 영달을

이룰 수 있었다. 비록 지금 자신의 신분이 미천한 요리사나 포로의 신세로 전락했지만

장차 자신들의 의견이 임금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

능력 있는 선비로서 그만한 고통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임금의 신임을 받게 되면 임금을 위하여 깊은 계책을 꾸며도

의심받지 않고, 임금 앞에서 충언하고 논쟁을 해도 벌을 받지 않게 된다.

그때가 되면 비로소 이해관계를 밝혀 공적을 이루고,

옳고 그름을 지적하여 임금의 덕행을 높여 빛나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임금과 신하가 서로 믿고 충성하면, 그 설득은 성공한 것이다.

세난의 역사적 사례로 옛날 나라의 무공(武公)은 호(胡)나라를 정벌하고 싶었기 때문에,

먼저 자신의 딸을 호(胡)나라 임금에게 시집보내 환심을 사놓았다.

그 후 여러 신하에게 물었다. " 내가 군사를 일으키려고 한다.

어느 나라를 먼저 정벌하면 좋겠는가 ? "라고 하자

이에 대부인 관기사(關其思)가 호나라를 정벌하는 것이 좋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무공은 크게 화를 내며 그를 처형시켜버렸다.  그리고 다시 말하기를 :

 " 우리와 형제의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를 정벌하라는 말이 과연 정당한가 ? "라고 하자.

이 얘기를 들은 호나라의 임금은 정나라가 자기 나라와 매우 친하다고 생각해,

정나라에 대해서는 아무런 방비도 취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정나라는 호나라를 공격해 빼앗아 버렸다.

 

송(宋)나라에 큰 부자가 살았는데 큰 비가 내려 담장이 허물어졌다.

그러자 그 아들이 말하기를 : " 무너진 담을 다시 쌓지 않으면 반드시 도둑이 들 것입니다."

라고 하자, 이웃의 늙은이도 같은 말로 충고하였다. 그런데 그 이후에 실제로 도둑이 들어

많은 재물을 잃고 말았다. 이에 그 집 아들은 아주 슬기롭다고 칭찬을 받았으나,

같은 말을 한 이웃 늙은이는 의심을 받았다.

위의 두 사람인 관기사(關其思)와 이웃 늙은이의 말은 모두 틀린 말이 아니었는데도,

한 사람은 죽임을 당했고 또 한 사람은 의심을 받았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이 어떤 사실을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사실을 알고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어려운 것이다.

 

옛날 위(衛)나라 임금의 총애를 받고 있던 미자하라는 시동이 있었다. 〈 老子韓非列傳 〉

위나라의 법률에 의하면 허락을 받지 않고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타는 사람은 발뒤꿈치를

잘라 버리는 형벌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어느 날 미자하는 임금의 명령이라 속이고 임금의 수레를 몰아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임금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현명한 일이라며 칭찬하기를 :

"효성스럽도다 ! 어미를 걱정한 나머지 발꿈치가 잘리는 형벌도 잊었구나 ! "라고 하였다.

그런 일이 있은 뒤 어느 날, 미자하는 임금을 따라 과수원에서 노닐다가

복숭아를 하나 따먹었는데 너무나 그 맛이 좋았으므로 다 먹지 않고 반을 남겨 먹던 것을

임금에게 바쳤다.  이에 임금이 말하기를 " 나를 매우 사랑하는구나.

그 맛있는 것을 참고 나에게 주다니."하고 칭찬하였다.

그 뒤 미하자의 용모가 점점 쇠약하여 총애가 식어졌을 때 임금에게 죄를 짓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금이 화를 내며 말하기를 : " 이놈은 지난날 임금의 명령이라 속이고

나의 수레를 탔으며, 또 먹다 남은 복숭아를 나에게 주었다."라고 하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미하자의 행동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는데

전에는 어질다고 칭찬을 받았고 나중에는 벌을 받게 되었으니 왜 그런 것인가 ?

그 까닭은 임금의 애증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임금에게 총애하는 마음이 있을 때는 짜내는 지혜가 임금의 뜻에 맞아

더욱 친숙해지겠지만 임금의 총애가 미운 마음으로 변하게 되면 이쪽의 지혜는

임금의 뜻에 들어맞지 않으므로 벌을 받게 되어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금에게 간언을 하거나 논의를 하고자 하는 선비는 자기가 과연 임금으로부터

총애를 받고 있는지 미움을 사고 있는지를 미리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무릇 용이라는 동물은 본래 유순하여 사람이 잘 길들이면 타고 다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턱 밑에 한 자나 되는 역린(逆鱗)이 있어 만약 사람이 그것을 건드리면

용을 길들인 사람이라도 반드시 죽임을 당하게 된다. 임금도 또한 역린이 있어서

설득하는 자가 그 역린을 건드리지 않도록 한다면 곧 그 설득은 성공할 수 있다.

 

 

 ★   사람의 네 가지 마음.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른 사람의 불행과 고통을 그대로 보아 넘기지 못하는

마음(不忍人之心)이 있다.  옛날 어진 임금들은 이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이 있었으므로,

백성들의 불행과 고통을 차마 보아 넘기지 못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했다.

다른 사람의 불행과 고통을 보아 넘기지 못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한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손바닥 위에서 물건을 놀리듯이 쉽게 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불인인지심' 곧 차마 잔인하게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는 말은,

한 아이가 잘못해서 우물에 빠지려는 상황을 발견한 사람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이때, 사람이면 누구나 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래서 앞뒤 돌아볼 겨를 없이 달려가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붙들어 구하게 마련이다.

이런 행동은 그 아이의 부모와 친하게 사귀기 위해서도 아니고,

마을 사람이나 친구들로부터 칭찬을 듣기 위해서도 아니다. 죽어가는 어린아이를 보고도

구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었다는 원망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

이와 같은 사실로 미루어 본다면, 남을 불쌍히 여기는 측은한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라

할 수 없고, 자기의 잘못을 부끄럽게 여기고 남의 옳지 않은 것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라 할 수 없다. 또 남에게 양보하고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라 할 수 없으며,

 옳고 그른 것을 가려내는 시비의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라 할 수 없다.

 측은한 마음(측은지심)은 인(仁)의 뿌리이며,

 잘못을 부끄럽게 여기고 옳지 않은 것을 미워하는 마음(수오지심)은 의(義)의 뿌리이며,

 사양하는 마음(사양지심)은 예(禮)의 뿌리이며, 옳고 그른 것을 따져 가리는

마음(시비지심)은 지(智)의 뿌리로서 이것을 4단(四端)이라 이른다.

사람이 이 4단을 지니고 있는 것은 마치 사람의 몸에 사지가 있는 것과 같다. 

이 4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선한 일을 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해치는 자이며 임금이 선한 정치를 시행할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임금을 해치는 자이다. 대개 사람이 자신에게 있는 4단을 보충하고 확장시킬 줄 안다면,

 마치 불이 타 번져나가는 것과 같고 샘이 솟아 흘러나가는 것과 다름없다.

 진실로 사람이 이 4단을 확충시켜 나갈 수 있다면, 천하를 온전히 일으켜 세울 수 있고,  

 반대로 확충시켜 나가지 못하면 자신의 부모를 섬기기에도 부족하다.

            

 

資  料     編  輯  者            德庤 / 李   斗 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