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장맛비 / 德庤 이두진

덕치/이두진 2020. 1. 5. 14:07



     장맛비

            - 德庤/이두진 - 

 

 

보이는 것은 모두 떠내려 갔다.
가장 어려운 곳에서 힘들게
삶을 꾸려 가는 이들에게
힘을 다해 쏟아 붓는 장맛비,

발꿈치 들고 흔들리는 몇마리 새들
새들이 떠나고 나면
또 무엇이 남아 빗속에서 흔들릴지,

해 질 무렵 예배당의 종이 울리고
종소리는 낮게 땅에서 공중으로
공중에서 다시 땅으로 떠 다닌다.

한 두번
알 수 없는 얼굴이 넘어지다가 일어선다.
장맛비는 사전속의 가장 참혹한 말을 끌어내어
헤어날 수 없는 말의 늪을 만든다.

하늘과 땅에 곳곳이 뿌리며
여름을 알리는 메시지
 - 장맛비 -
우리는 또 무엇이 더 떠내려 가는 것을 보아야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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