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經 (시경) 아(雅)

大雅. 蕩之什(탕지십) 제3편 상유16장(桑柔十六章)

덕치/이두진 2024. 1. 12. 17:28

 

大雅. 蕩之什(탕지십) 제3편 상유16장(桑柔十六章)

菀彼桑柔, 其下侯旬. 捋采其劉, 瘼此下民. 不殄心憂, 倉兄填兮. 倬彼昊天, 寧不我矜.

四牡騤騤, 旟旐有翩. 亂生不夷, 靡國不泯. 民靡有黎, 具禍以燼. 於乎有哀, 國步斯頻.

國步蔑資, 天不我將. 靡所止疑, 云徂何往. 君子實維, 秉心無競. 誰生厲階, 至今為梗.

憂心慇慇, 念我土宇. 我生不辰, 逢天僤怒. 自西徂東, 靡所定處. 多我覯痻, 孔棘我圉.

為謀為毖, 亂況斯削. 告爾憂恤, 誨爾序爵. 誰能執熱, 逝不以濯. 其何能淑, 載胥及溺.

如彼遡風, 亦孔之僾. 民有肅心, 荓云不逮. 好是稼穡, 力民代食. 稼穡維寶, 代食維好.

 

天降喪亂, 滅我立王. 降此蟊賊, 稼穡卒痒. 哀恫中國, 具贅卒荒. 靡有旅力, 以念穹蒼.

維此惠君, 民人所瞻. 秉心宣猶, 考慎其相. 維彼不順, 自獨俾臧. 自有肺腸, 俾民卒狂.

瞻彼中林, 甡甡其鹿. 朋友已譖, 不胥以穀. 人亦有言, 進退維谷.

維此聖人, 瞻言百里. 維彼愚人, 覆狂以喜. 匪言不能, 胡斯畏忌.

維此良人, 弗求弗迪. 維彼忍心, 是顧是復. 民之貪亂, 寧為荼毒.

大風有隧, 有空大谷. 維此良人, 作為式穀. 維彼不順, 征以中垢.

大風有隧, 貪人敗類. 聽言則對, 誦言如醉. 匪用其良, 覆俾我悖.

嗟爾朋友, 予豈不知而作. 如彼飛蟲, 時亦弋獲. 既之陰女, 反予來赫.

民之罔極, 職涼善背. 為民不利, 如云不克. 民之回遹, 職競用力.

民之未戾, 職盜為寇. 涼曰不可, 覆背善詈. 雖曰匪予, 既作爾歌.

1장. 菀彼桑柔여 其下侯旬이로다. 捋采其劉하니 瘼此下民하도다.

        不殄心憂하고 倉兄填兮하도다. 倬彼昊天은 寧不我矜인고.

        울피상유여 기하후균이로다. 날채기류하니 막차하민하도다.

        부진심우하고 창황진혜하도다. 탁피호천은 영불아긍인고. 比也라

        무성하고 부드러운 저 뽕나무여, 그 아래 그늘이 있어 쉬기에 좋은 곳이로다.

        뽕잎을 따서 가지와 줄기가 앙상하니,

        백성들이 피해를 입어 상심함을 막을 수 없도다.

        근심스런 생각과 괴로운 마음을 끊지 못하고,

        의지를 잃고 처량하여 슬픔이 오래 가도다.

        넓고 밝게 빛나는 저 하늘은, 어찌 우리를 불쌍히 여기지 않는 것인가?

比也라. 菀은 茂요 旬은 徧이오 劉는 殘이오 殄은 絶也라.

倉兄은 與愴怳으로 同이니 悲閔之意也라.

塡은 未詳이나 舊說에 與陳塵으로 同이라하니 蓋言久也오

或이 疑與瘨字로 同이니 爲病之義라하니라.

但召旻篇內에 二字並出하니 又恐未然하니 今姑闕之라. 倬은 明貌라.

舊說에 此는 爲芮伯이 刺厲王而作이라하고 春秋傳에 亦曰芮良夫之詩라하니

則其說이 是也라.  以桑爲比者는 桑之爲物이 其葉最盛이나

然이나 及其采之也엔 一朝而盡하야 無黃落之漸이라.

故로 取以比하니 周之盛時에 如葉之茂하야 其陰無所不徧이러니

至於厲王하야 肆行暴虐하야 以敗其成業으로 王室이 忽焉凋弊하니

如桑之旣采에 民失其蔭하야 而受其病이라.

故로 君子 憂之不絶於心하야 悲閔之甚而至於病하야 遂號天而訴之也라.

비이다. 울은 무성함이요, 순은 두루함이요, 유는 쇠잔함이요, 진은 끊음이다.

창황은 ‘愴怳’과 더불어 같으니 슬프고 마음 아프다는 뜻이다.

전은 자세하지 못하나 구설에 陳(펼 진)과 塵(티끌 진)과 더불어 같다 하니

대개 오래함을 말하고, 어떤 이는 아마도 ‘병들 전’자와 더불어 같으니 병든다는 뜻이다.

다만 소민편(湯之什 제11편) 내에 두 글자가 아울러 나오니

(‘瘨我饑饉’의 瘨과 ‘孔塡不寧’의 塡)

또한 그렇지 않은 듯하니 지금은 우선 빼놓는다. 탁은 밝은 모양이다.

옛말에 이는 예백이 려왕을 비난하여 지었다 하고, 『춘추전』 예랑부의 시라 하니

(『춘추좌전』文公元年 가을편에 芮良夫의 시라고 하면서 상유편 제12장의 시가

인용됨), 이 말이 옳다. 뽕나무로 비유한 것은 뽕나무의 물건됨이

그 잎이 가장 무성하나 그 잎을 따는데 미치어서는 하루 아침에 다 없어져

누렇게 낙엽지는 점차함이 없다. 그러므로 취하여서 비교하였으니,

주나라가 성하였을 때에는 마치 그 잎사귀가 무성함과 같아서 그 그늘이 두루하지

않는 바가 없더니, 려왕에 이르러 함부로 포악함을 행하여 그 이뤄놓은

업을 무너뜨림으로써 왕실이 문득 조락하여 피폐해지니,

마치 뽕나무에서 잎사귀를 이미 따서 백성들이 그 그늘을 잃어

병됨을 받은 것과 같다. 그러므로 군자가 근심이 마음에서 끊어지지 아니하여

슬프고 마음 아파함이 심하여 병에 이르러 마침내 하늘에 부르짖어 호소한 것이다.

2장. 四牡騤騤하고 旟旐有翩하도다. 亂生不夷하고 靡國不泯하도다.

        民靡有黎이니 具禍以燼이로다. 於乎有哀하니 國步斯頻하도다.

        사모규규하고 여조유편하도다. 난생불이하고 미국불민하도다.

        민미유려이니 구화이신이로다. 어호유애하니 국보사빈이로다. 賦也라

        수레를 끄는 네 필의 말은 혈기 왕성하고,

        송골매와 거북과 뱀을 그려 넣은 깃발이 휘날리도다.

        나라에는 난이 일어나 편안하지 못하고,

        나라가 편안하지 못하니 사람들은 당황스러워 하도다.

        백성들은 어려움을 당하는데 젊은이들은 적으니,

        모두 재앙을 당하기에 이르렀도다.

        아, 마음을 가련하고 슬프게 하니, 나라의 운명이 이에 크게 흔들리는도다.

賦也라. 夷는 平이오 泯은 滅이오 黎는 黑也니 謂黑首也라.

具는 俱也라. 燼은 灰燼也라. 步는 猶運也라. 頻은 急蹙也라.

厲王之亂에 天下征役이 不息이라.

故로 其民이 見其車馬旌旗而厭苦之하니 自此至第四章은 皆征役者之怨辭也라

부이다. 이는 편평함이요, 민은 멸망함이요, 려는 검음이니 검은 머리를 말한 것이다.

구는 모두이다. 신은 불타서 재가 됨이다. 보는 운과 같다. 빈은 급하게 쭈그러듦이다.

려왕의 난에 천하의 조세와 부역이 그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 백성들이 그 거마와 깃발을 보고 싫어하고 괴로워했으니

이로부터 제4장은 모두 조세와 부역으로 끌려가는 자의 원망하는 말이다.

3장. 國步蔑資하나 天不我將하도다. 靡所止疑이니 云徂何往인고.

        君子實維하여 秉心無競하도다. 誰生厲階하여 至今為梗인고.

        국보멸자하나 천불아장하도다. 미소지응이니 운조하왕인고.

        군자실유하여병심무경하도다. 수생려계하여 지금위경인고. 賦也라

        재물과 식량이 부족하여 나라의 운이 멸망함에 이르렀으나,

        하늘은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도다.

        돌아가 머물러 살 곳도 없으니, 정작 이곳을 떠나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군자는 진실로 깊이 생각하여,

        백성들의 마음을 잡고 다툼을 없애려는 의지가 강해야 하도다.

        누가 가혹한 재앙을 받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여,

        지금에 이르러 사람들을 병들게 하였는가?

賦也라. 蔑은 滅이오 資는 咨요 將은 養也라. 疑는 讀如儀禮疑立之疑니 定也라.

徂는 亦往也라. 競은 爭이오 厲는 怨이오 梗은 病也라.

言國將危亡이라. 天不我養하야 居無所定하고 徂無所往이라.

然이나 非君子之有爭心也니 誰實爲此禍階하야 使至今爲病乎아하니

蓋曰禍有根原하야 其所從來也 遠矣라.

부이다. 멸은 멸망함이요, 자는 탄식함이요, 장은 양육함이다.

의는 『의례』 ‘疑立(주자의 의견을 따르면 을립)’의 疑(을)처럼 읽어야 하니 정함이다.

조는 또한 감이다. 경은 다툼이요, 려는 원망함이요, 경은 병듦이다.

나라가 장차 위태로워 멸망함에 이르렀다. 하늘이 우리를 길러주지 아니하여

거처함을 정할 곳이 없고 가려하여도 갈 곳이 없게 하였다.

그러나 군자의 다투는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니

누가 진실로 이러한 화의 사닥다리를 만들어 지금에 이르러 병 되게 하였는고 하니

대개 화는 근원이 있어서 그 유래한 바가 멂을 말한 것이다.

4장. 憂心慇慇하니 念我土宇하도다. 我生不辰하여 逢天僤怒하도다.

        自西徂東하나 靡所定處하도다. 多我覯痻이며 孔棘我圉로다.

        우심은은하니 염아토우하도다. 아생불신하여 봉천탄노하도다.

        자서조동하나 미소정처하도다. 다아구민이며 공극아어로다. 賦也라

        마음속의 근심으로 하염없이 슬프니,

        예전에 살던 고향과 집을 생각하도다.

        우리의 태어남이 좋은 시절이 아니라서,

        하늘의 노여움이 왕성할 때를 만났도다.

        서쪽 끝으로부터 동쪽 끝에 이르렀으나,

        이 한 몸 편히 살 곳이 없어 매우 처량하도다.

        재앙과 화를 만나 많은 고통을 당하였으며,

        심히 급한 외환이 변방 경계에 있도다.

賦也라. 土는 鄕이오 宇는 居요 辰은 時요 僤은 厚요 覯는 見이오 痻은 病이오

棘은 急이라. 圉는 邊也니 或曰禦也라. 多矣라. 我之見病也여 急矣라. 我之在邊也여

부이다. 토는 마을이요, 우는 거처하는 곳이요, 신은 때요, 탄은 두터움이요,

구는 만남이요, 민은 병듦이요, 극은 급함이다.

어는 변경이니 어떤 이는 방어함이라 한다.

많도다, 우리가 당한 고통이여, 급하도다, 우리의 변방이여.

5장. 為謀為毖이나 亂況斯削이로다. 告爾憂恤하니 誨爾序爵하노라.

        誰能執熱하면 逝不以濯이리오. 其何能淑하고 載胥及溺하도다.

        위모위비이나 난황사삭이로다. 고이우휼하니 회이서작하노라.

        수능집열하면 서불이탁이리오. 기하능숙하고 재서급익하도다. 賦也라

        신중히 계획하여 좋은 방법을 찾았으나,

        난이 점차 심하여 나라가 위태롭게 되었도다.

        그대에게 나라를 위해 근심해 줄 것을 고하니,

        그대는 능력에 따라 벼슬의 순서를 정하도록 하라.

        누구인들 뜨거운 것을 잡고 있다면,

        식히려고 냉수를 사용하려 하지 않으리오?

        그가(려왕) 나라를 다스림에 잘 할 수 없고,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에 빠지고 멸망함을 만났도다.

賦也라. 毖는 愼이오 況은 滋也라. 序爵은 辨別賢否之道也라. 執熱은 手執熱物也라.

蘇氏曰王豈不謀且愼哉리오마는 然이나 而不得其道하니 適所以長亂而自削耳라.

故로 告之以其所當憂하고 而誨之以序爵하며 且曰誰能執熱而不濯者리오.

賢者之能已亂은 猶濯之能解熱耳라.

不然이면 則其何能善哉리오 相與入於陷溺而已니라.

부이다. 비는 삼감이요, 황은 불어남이다. 서작은 어짊인가 아닌가를

변별하는 도이다. 집열은 손으로 뜨거운 물건을 잡는 것이다.

소씨가 말하기를 : " 왕이 어찌 꾀하고 또 신중하지 않으리오마는

그러나 그 도를 얻지 못하니 다만 난이 점차 커져서 스스로 깎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 마땅히 근심할 바를 알려주고, 벼슬의 질서로써 가르쳐주며,

또 말하기를 '누가 뜨거운 것을 잡고서 씻지 않을 수 있으리오.

현자가 난을 그칠 수 있게 하는 것은 씻어서 뜨거움을 해결하는 것과 같다.

그러하지 아니하면 그 어찌 착하다 할 수 있으리오. 서로 더불어 깊이 빠질 뿐이다." 

6장. 如彼遡風이니 亦孔之僾로다. 民有肅心이나 荓云不逮로다.

        好是稼穡하고 力民代食하도다. 稼穡維寶이니 代食維好로다.

        여피소풍이니 역공지애로다. 민유숙심이나 병운불체로다.

        호시가색하고 역민대식하도다. 가색유보이니 대식유호로다. 賦也라

        마치 역풍에 뛰어들어 달리는 것 같으니,

        숨쉬기 곤란하며 입을 벌리기 어렵도다.

        백성들은 본래 공경하는 마음이 있으나,

        내가 하는 말로는 그대에게 미치게 할 수 없도다.

        심고 거두는 일을 중요시 하고,

        백성들의 수고로움을 대신하여 봉양해야 하도다.

        논밭을 경작하여 수확하는 것이 국가의 보배이니,

        백성들의 경작을 대신함이 오직 좋도다.

賦也라. 遡는 鄕이오 僾는 唈이오 肅은 進이오 荓은 使也라.

蘇氏曰君子 視厲王之亂하고 悶然如遡風之人하야 唈而不能息하니 雖有欲進之心이나

皆使之曰世亂矣니 非吾所能及也라하야 於是에 退而稼穡盡其筋力하야

與民同事하야 以代祿食而已라. 當是時也하야 仕進之憂가 甚於稼穡之勞라.

故로 曰稼穡維寶며 代食維好라하니 言雖勞而無患也라.

부이다. 소는 향함이요, 애는 숨을 흐느끼며 쉬는 것이요,

숙은 나아감이요, 병은 하여금이다.

소씨가 말하기를 : " 군자가 려왕의 난을 보고 마음이 슬퍼져 바람을 마주한

사람처럼 숨이 막혀 내쉴 수 없으니, 비록 나아가려는 마음은 있으나

다들 말하기를 '세상이 어지러우니 내가 능히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다.'라고 하여

이에 물러가 농사를 지음에 그 근력을 다하여 백성들과 더불어 일을 함께 하여

녹식(녹봉)을 대신할 뿐이었다.

이때를 당하여 벼슬하러 나가는 근심이 농사짓는 수고로움보다 심하였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 농사가 오직 보배이며 록식을 대신함이 좋은 일이다.' 하니

비록 몸은 수고로워도 마음의 근심은 없음을 말한 것이다".

7장. 天降喪亂하여 滅我立王하도다. 降此蟊賊하여 稼穡卒痒하도다.

        哀恫中國이여 具贅卒荒하도다. 靡有旅力이니 以念穹蒼이리오.

        천강상난하여 멸아입왕하도다. 강차모적하여 가색졸양하도다.

        애통중국이여 구췌졸황하도다. 미유려력이니 이념궁창이로다. 賦也라

        하늘이 재앙과 죽음을 내려, 우리들이 세운 왕를 멸하려 하는도다.

        하늘이 곡식의 뿌리를 갉아 먹는 해충을 내려, 모든 농작물이 재앙을 만났도다.

        애통하도다 천자국 사람들이여,

        토지마다 이어져 마침내 황폐해져 기근을 당하도다.

        역량을 바치러 오는 사람마저 없으니, 어찌 하늘이 이를 느낄 수 있으리오.

賦也라. 恫은 痛이라. 具는 俱也라. 贅는 屬也니 言危也라.

春秋傳에 曰君若綴旒然이라하니 與此贅로 同이라. 卒은 盡이오 荒은 虛也라.

旅는 與膂로 同이라 穹蒼은 天也니 穹은 言其形이오 蒼은 言其色이라.

言天降喪亂하야 固已滅我所立之王矣요 又降此蟊賊하야

則我之稼穡이 又病而不得以代食矣라.

哀此中國이 皆危盡荒이라 是以로 危困之極하야 無力以念天禍也라.

此詩之作은 不知的在何時나 其言滅我立王하니 則疑在共和之後也라.

부이다. 통은 애통함이다. 구는 모두이다. 췌는 ‘이을 촉’이니 위태로움을 말한다.

『춘추전』에 이르기를 ' 임금이 매달려 있는 깃발의 술과 같다.'라고 하였으니

(『春秋公羊傳』襄公十六年년 自于澳로 梁大夫盟君若贅旒然…

「註」에 旒는 旗니 旒贅는 繫屬之辭라)

이 췌와 더불어 같다. 졸은 다함이요, 황은 비었음이다. 려는 ‘힘셀 려’와 같다.

궁창은 하늘이니 궁은 그 모양을 말함이요, 창은 그 색을 말한 것이다.

 

하늘이 상란을 내려 진실로 이미 우리들이 세운 바의 임금을 멸하고, 또 이러한

해충을 내려서 곧 우리의 농사도 병들어 얻어서 녹식을 대신할 수 없게 하였다.

애통하게도 이 나라 안이 모두 위태롭고 모두 황폐해졌다.

이로써 위태로움과 곤함이 지극하여 하늘의 화를 생각할 힘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이 시를 지은 것은 정확히 어느 때인지는 알지 못하나 우리가 세운 왕을 멸했다라고

말했으니 아마도 공화의 뒤(周나라 宣王 때부터)가 아닌가 생각된다.

※ 공화(共和), 공화정(共和政), 공화행정(共和行政)

정치학에서 말하는 공화정은 군주 혼자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대신들이 모여 함께 의논하여 정치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시초는 사마천이 쓴 『史記』「周本紀」에서 유래된다.

“召公周公二相이 行政하니 號曰共和라. 共和十四年에 厲王이 死于彘하고

太子靜이 長於召公家하니 二相이 乃共立之爲王하니 是爲宣王이라.

宣王이 即位하고 二相이 輔之하니 修政하고 法文武成康之遺風하니 諸侯復宗周하니라”

(소공과 주공 두 명의 재상이 정사를 행하니 공화라고 불렀다.

공화 14년에 여왕이 체땅에서 죽고 태자 정이 소공가에서 장성하니

두 재상이 이에 함께 왕으로 세우니 이가 선왕이 되었다.

선왕이 즉위하고 두 재상이 보필하니 정사가 닦여지고 문왕과 무왕과 성왕과

강왕의 유풍을 본받으니 제후들이 다시 주나라를 종주로 삼았다.)

또한「十二諸侯年表」 「晉世家」에서는 “大臣이 行政이라.

故로 曰共和라”라고 정의하였다.

8장. 維此惠君이라야 民人所瞻이로다. 秉心宣猶하여 考慎其相하도다.

        維彼不順은 自獨俾臧하도다. 自有肺腸이니 俾民卒狂하도다.

        유차혜군이라야 민인소첨이로다. 병심선유하여 고신기상하도다.

        유피불순은 자독비장하도다. 자유폐장이니 비민졸광하도다. 賦也라

        인심에 순응하는 어진 군왕이라야, 백성들이 받들고 우러러보는도다.

        국정에 마음을 쏟아붓고 좋은 계책을 세워,

        신중하게 살펴가며 보좌할 재상을 선발해야 하도다.

        인심을 따르지 않고 어기는 군왕은,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여 백성들을 힘들게 하는도다.

        나쁜 사람에게는 저절로 나쁜 마음이 생기니,

        백성들로 하여금 정처없이 떠돌게 하는도다.

賦也라. 惠은 順也니 順於義理也라. 宣은 徧이오 猶는 謀요 相은 輔요 狂은 惑也라.

言彼順理之君이 所以爲民所尊仰者는 以其能秉持其心하야

周徧謀度하야 考擇其輔相하야 必衆以爲賢而後에 用之요

彼不順理之君은 則自以爲善하야 而不考衆謀하고

自有私見하야 而不通衆志하니 所以使民眩惑하야 至於狂亂也라.

부이다. 혜는 순함이니 의리에 순함이다. 선은 두루함이요, 유는 꾀함이요,

상은 도움이요, 광은 미혹함이다.

저 이치에 순한 인군이 백성들에게 존경과 우러름을 받는 바가 되는 것은

그 능히 그 마음을 잡아서 두루 꾀하고 헤아려 그 보필할 자를 잘 생각하고 가려서

반드시 무리들이 어질다고 한 후에 등용하고,

이치에 순하지 않는 인군은 스스로 선하다고 하여 무리의 계책을 살피지 아니하고

스스로 사견을 두어 무리의 뜻과 통하지 아니하니

백성으로 하여금 정신없게 하여 광란에 이르게 한다.

9장. 瞻彼中林하니 甡甡其鹿하도다. 朋友已譖하고 不胥以穀하도다.

        人亦有言이니 進退維谷이로다.

        첨피중림하니 신신기록하도다. 붕우이참하고 불서이곡하도다.

        인역유언하니 진퇴유곡하도다. 興也라

        저 푸르고 우거진 숲을 보아하니, 사슴들이 무리지어 노닐며 즐거워하도다.

        동료와 벗들이 오히려 참소하고, 서로에게 마음이 없고 선량하지 않도다.

        사람들 또한 참소하는 말이 많으니,

        진퇴가 모두 어려워 궁지에 몰리기 십상이로다.

興也라. 甡甡은 衆多並行之貌라. 譖은 不信也라.

胥는 相이오 穀은 善이오 谷은 窮也니 言朋友相譖하야 不能相善하니 曾鹿之不如也라.

言上無明君하고 下有惡俗이라. 是以로 進退 皆窮也라.

흥이다. 신신은 무리가 많이 함께 가는 모양이다. 참은 믿지 못함이다.

서는 서로 봄이고, 곡은 착함이고, 곡은 궁함이니 벗들이 서로 참소하여

서로 선하게 대하지 아니하니 일찍이 사슴만 같지 못하다.

위로는 밝은 인군이 없고, 아래로는 나쁜 풍속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나아가고 물러감이 모두 곤궁함을 말한 것이다.

10장. 維此聖人은 瞻言百里하도다. 維彼愚人은 覆狂以喜하도다.

          匪言不能이니 胡斯畏忌인고.

          유차성인은 첨언백리하도다. 유피우인은 복광이희하도다.

          비언불능이니 호사외기인고. 賦也라

          오직 이 성인께서는, 빛나는 눈으로 멀리 백 리를 바라보는도다.

          오직 저 어리석은 사람은, 도리어 백성들을 떠돌게 함을 기쁘게 생각하는도다.

          우리가 간언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어찌 이에 간언을 두려워하며 꺼리는 것인가?

賦也라. 聖人은 炳於幾하야 先所視而言者 無遠而不察이어늘

愚人은 不知禍之將至하야 而反狂以喜하니 今用事者 蓋如此라.

我非不能言也어늘 如此畏忌는 何哉오 言王暴虐하야 人不敢諫也니라.

부이다. 성인은 기미에 밝아 먼저 보고 말하는 것이 멀리까지 살피지 않음이 없거늘

어리석은 사람들은 화가 장차 이를 것을 알지 못하여 도리어 미쳐서 기뻐하니

이제 일을 하는 자들이 대개 이와 같다. 내가 말이 능치 못한 것이 아니거늘

이와 같이 두려워하고 꺼림은 어째서인고.

왕이 포학하여 사람들이 감히 간하지 못하는 것이다.

11장. 維此良人은 弗求弗迪하도다. 維彼忍心은 是顧是復하도다.

          民之貪亂이니 寧為荼毒이로다.

          유차양인은 불구불적하도다. 유피인심은 시고시복하도다.

          민지탐난이니 영위도독이로다. 賦也라

          오직 이처럼 마음이 선량한 사람은,

          구하는 바가 없고 취하려는 욕망도 없도다.

          오직 저처럼 마음이 잔인한 사람은,

          변화를 거듭해도 도무지 떳떳함이 없도다.

          백성들은 이런 혼란을 탐닉하고 있으니,

          참아내기 힘든 고통도 오히려 편안히 여기는도다.

賦也라. 迪은 進也라. 忍은 殘忍也라. 顧는 念이오 復은 重也라.

荼는 苦菜也니 味苦氣辛하야 能殺物이라. 故로 謂之荼毒也라.

言不求善人而進用之하고 其所顧念重復而不已者는 乃忍心不仁之人이라.

民不堪命하고 所以肆行貪亂而安爲荼毒也라.

부이다. 적은 나아감이다. 인은 잔인함이다. 고는 생각함이요 복은 거듭함이다.

도는 쓴 나물이니 맛이 쓰고 기운이 매워 물건을 죽일 수 있다.

그러므로 도독이라 한다.  선인을 구하여 나아가 쓰지 아니하고 그 돌아보고

생각함을 거듭거듭 하면서 그치지 않는 자는 이에 잔인한 마음을 가진 불인한

사람이다. 백성들이 명을 견디지 못하고 함부로 행동하고 어지러움을 탐하며

쓴 나물의 독을 편안함으로 여기는 것이다.

12장. 大風有隧이니 有空大谷이로다. 維此良人은 作為式穀하도다.

          維彼不順하니 征以中垢하도다.

          대풍유수이니 유공대곡이로다. 유차양인은 작위식곡하도다.

          유피불순하니 정이중구하도다. 興也라

          큰 바람이 빠르게 불어 소리가 나니, 텅 빈 산골짜기 참으로 넓도다.

          오직 이처럼 마음이 선량한 사람은, 만드는 바와 행하는 바가 모두 고상하도다.

          오직 저처럼 마음이 불순한 사람은, 행위가 더럽고 추악하도다.

興也라. 隧는 道요 式은 用이오 穀은 善也라. 征以中垢는 未詳其義라.

或曰征은 行也오 中은 隱暗也오 垢는 汙穢也라.

大風之行有隧하야 蓋多出於空谷之中하니 以興下文 君子小人所行이 亦各有道耳라.

흥이다. 수는 길이요, 식은 씀이요, 곡은 선함이다.

정이중구는 그 뜻이 상세하지 않다.

혹자는 말하기를 ' 정은 감이요, 중은 숨겨지고 어두움이요, 구는 더러움이다.'하였다.

큰 바람이 부는 데는 길이 있어서 대개 대부분 빈 골짜기의 가운데에서 나오니

아래 문장의 군자 소인이 가는 바가 또한 각각 길이 있음을 흥기한 것이다.

13장. 大風有隧이니 貪人敗類로다. 聽言則對하고 誦言如醉하도다.

          匪用其良하고 覆俾我悖하도다.

          대풍유수이니 탐인패류로다. 청언즉대하고 송언여취하도다.

          비용기양하고 복비아패하도다. 興也라

          큰 바람이 빠르게 불어 소리가 나니, 탐욕스러운 자들이 한 무리 있도다.

          말을 잘 듣고 대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간언에 이르면 마치 술에 취한듯 하도다.

          선량한 선비를 기꺼이 쓰지 아니하고,

          도리어 나로 하여금 어그러지고 미쳤다 하는도다.

興也라. 敗類는 猶言圮族也라. 王이 使貪人爲政하니 我以其或能聽我之言而對之나

然이나 亦知其不能聽也라.

故로 誦言而中心如醉하니 由王不用善人하야 而反使我至此悖眊也라.

厲王이 說榮夷公한대 芮良夫曰王室이 其將卑乎인저

夫榮公은 好專利而不備大難하니 夫利는 百物之所生也오 天地之所載也어늘

而或專之면 其害多矣라하니 此詩所謂貪人은 其榮公也與인저 芮伯之憂 非一日矣니라.

흥이다. 패류는 종족을 무너뜨린다는 말과 같다. 왕이 탐욕스런 사람들로 하여금

정사를 하게 하니 내가 혹시나 내 말을 들을까 하여 대답하나 그러나 또한 그 능히

들어주지 않을 것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말하면서도 마음속이 취한 듯하니

왕이 선량한 사람을 쓰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도리어 나로 하여금 이러한 거스르고 어두운데 이르게 한 것이다.

려왕이 영이공을 좋아하니까 예랑부가 말하기를 ‘왕실이 그 장차 비천해질 것이로다.

무릇 영공은 이익을 차지하기를 좋아하고 대란을 대비하지 아니하니

이는 백물이 나오는 바이고, 천지가 싣는 것이거늘 혹자가 이것을 독점한다면

그 폐해가 많을 것입니다.’하였으니  이 시에서 이른바 탐욕스런 사람은

그 영공일 것이며. 예백의 근심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14장. 嗟爾朋友하니 予豈不知而作인고. 如彼飛蟲하여 時亦弋獲하도다.

          既之陰女하니 反予來赫하도다.

          차이붕우하니 여기부지이작인고. 여피비충하여 시역익획하도다.

          기지음녀하니 반여래혁하도다. 賦也라

          그대 친구들이 슬퍼하며 한탄하니,

          내 어찌 그대가 꾸민 간언을 알지 못하겠는가?

          마치 저 높이 나는 새와 같아서,

          때로는 화살에 맞거나 그물에 걸리기도 하도다.

          나는 이미 그대의 진상을 알고 있는데,

          도리어 나를 어리석고 망령들었다고 협박하는도다.

賦也라. 如彼飛蟲을 時亦弋獲은 言己之言이 或亦有中이니 猶曰千慮而一得也라.

之는 往이오 陰은 覆也라. 赫은 威怒之貌라.

我以言告女는 是往陰覆於女어늘 女反來加赫然之怒於己也라.

張子曰陰往密告於女어늘 反謂我來恐動也라 하니 亦通이라.

부이다. 저 날아다니는 벌레를 때로 또한 주살로 잡는 것과 같다는 것은 자기 말이

간혹 또한 맞을 때도 있음을 말함이니 천 번 생각하고 한 번 얻는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는 감이요, 음은 덮음이다. 혁의 위엄 있으면서 성내는 모양이다.

내가 말로써 너에게 알림은 이에 가서 너를 은밀히 덮어주려는 것이거늘

너는 오히려 와서 나에게 발끈 성냄을 더하는 것이다.

장자가 말하기를 : " 은밀히 와서 너에게 몰래 알려주거늘 도리어 나에게 와서

협박하여 두렵게 한다." 하였으니 또한 통한다.

15장. 民之罔極하고 職涼善背하도다. 為民不利하니 如云不克하도다.

          民之回遹은 職競用力이로다.

          민지망극하고 직량선배하도다. 위민불리하니 여운불극하도다.

          민지회휼은 직경용력이로다. 賦也라

 

          백성들을 속여가며 괴롭게 하고,

          그로 인해 그대의 도리에 어긋남을 잘 속이는도다.

          백성들을 이롭지 않게 하면서도,

          마치 이치에 따라 백성들을 위하는 척 하는도다.

          백성들을 사악한 길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그대의 폭력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로다.

賦也라. 職은 專也라. 涼은 義未詳이라.

傳에 曰涼은 薄也라하고 鄭讀作諒하고 信也라하니

疑鄭說爲得之라. 善背는 工爲反覆也라. 克은 勝也라. 回遹은 邪僻也라.

言民之所以貪亂而不知所止者는 專由此人이 名爲直諒이나 而實善背요

又爲民所不利之事를 如恐不勝 而力爲之也일새라.

又言民之所以邪僻者는 亦由此輩 專競用力而然也라하니

反覆其言은 所以深惡之也라.

부이다. 직은 오로지이다. 량은 뜻이 자세하지 못하다.

전하는 말에 량은 박함이라 하고 정씨는 량으로 짓고 읽고 미더움이라 하니

아마도 정씨 설이 맞을 듯하다. 선배는 돌이켜서 엎음을 교묘히 하는 것이다.

극은 이김이다. 회휼은 사벽함이다. 백성들이 어지러움을 탐하고 그칠 바를

알지 못하는 것은 오로지 이 사람들이 입으로는 정직하고 성실하다고 하니

실제는 배반을 잘하는 데서 말미암기 때문이고, 또 백성들에게 불리한 바의

일을 하기를 마치 이기지 못할까를 두려워하듯이 힘써 하기 때문이다.

또한 백성들이 사벽한 것은 또한 이러한 무리가 오로지 다투어 힘을 쓰는데서

말미암아 그렇다 하니 그 말을 반복함은 깊이 미워하기 때문이다.

16장. 民之未戾는 職盜為寇로다. 涼曰不可라하면 覆背善詈하도다.

          雖曰匪予라하나 既作爾歌로다.

          민지미려는 직도위구로다. 양왈불가라하나 복배선리하도다.

          수왈비여라하나 기작이가로다 賦也라

          백성들의 생활이 안정되지 못함은,

          권력을 잡은 자들이 도적이 되어 도둑질 때문이로다.

          내가 그런 짓은 진실로 옳지 못하다고 말하면,

          도리어 내 등 뒤에서 나에게 욕하는도다.

          비록 그대는 나의 말이 잘못되었다 말하나,

          이미 나는 그대를 좋은 군주로 만들 노래를 지었도다.

賦也라. 戾는 定也라. 民之所以未定者는 由有盜臣爲之寇也라.

蓋其爲信也엔 亦以小人爲不可矣라가 及其反背也엔

則又工爲惡言하야 以詈君子하니 是其色厲內荏이니 眞可謂穿窬之盜矣라.

然이나 其人이 又自文飾하야 以爲此非我言也라하니 則我已作爾歌矣라.

言得其情하고 且事已著明하야 不可揜覆也라.

부이다. 려는 정함이다. 백성들이 안정되지 못함은 도적 신하가 있어서 도둑질하기

때문이다.  대개 그 미더움을 둘 때에는 또한 소인이기에 불가하다고 하다가

그 등을 돌림에 미치어서는 또 나쁜 말을 교묘히 하여 군자를 욕하니 그 낯빛이

엄숙한 듯하나 속은 나약하니진실로 가히 벽을 뚫고 담을 넘는 도둑이라 할만하다.

(『論語』陽貨편 제12장 “子曰色厲而內荏을 譬諸小人컨댄 其猶穿窬之盜也與인저

: 공자 가라사대 낯빛은 위엄스러운 듯하나 속은 나약함을,

저 소인에게 비유하건대 그 벽을 뚫고 담을 넘는 도둑과 같다.)

그러나 그 사람이 또 스스로 그럴듯하게 꾸며 말하기를

' 이는 내 말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내 이미 너를 위해 노래를 지었다.

이는 그 실정을 알고 또 일이 이미 드러나고 밝아서

가리고 덮을 수가 없음을 말한 것이다.

桑柔十六章 八章 章八句 八章 章六句

 

『毛詩序』

桑柔는 芮伯이 刺厲王也라.

상유는 예백이 려왕을 풍자한 詩이다.

 

原 文 【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 筆寫本 】

原 文 飜 譯 者 德庤 / 李 斗 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