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經 (시경) 아(雅)

小雅. 祈父之什(기보지십) 제2편 백구4장(白駒四章)

덕치/이두진 2023. 11. 13. 17:17

 

  小雅. 祈父之什(기보지십) 제2편 백구4장(白駒四章)

 

 

  皎皎白駒, 食我場苗.  縶之維之, 以永今朝.  所謂伊人, 於焉逍遙.

 

  皎皎白駒, 食我場藿.  縶之維之, 以永今夕.  所謂伊人, 於焉嘉客.

 

  皎皎白駒, 賁然來思.  爾公爾侯, 逸豫無期.  慎爾優游, 勉爾遁思.

 

  皎皎白駒, 在彼空谷.  生芻一束, 其人如玉.  毋金玉爾音, 而有遐心.

 

 

 

 1장.  皎皎白駒가 食我場苗하도다.  縶之維之하여 以永今朝하리라.  

         所謂伊人이 於焉逍遙하게 하리라.

 

          교교백구가 식아장묘하도다.  집지유지하고 이영금조하여.

          소위이인이 어언소요하게 하리라. 賦也라

 

          밝고 깨끗한 작은 백마가, 나의 남새밭 속에서 어린 싹을 뜯어 먹도다. 

          새끼줄로 다리를 묶고 고삐를 매어, 내 집에서 아침을 함께 보내리라.

          흔히 말하는 바대로 저 사람(현자)이, 여기에 오래 남아 쉬게 하리라.

 

賦也라. 皎皎는 潔白也라. 駒는 馬之未壯者니 謂賢者所乘也라. 場은 圃也라.

縶은 絆其足이오 維는 繫其靷也라. 永은 久也라. 伊人은 指賢者也라.

逍遙는 遊息也라. 爲此詩者, 以賢者之去而不可留也라. 

故로 託以其所乘之駒로 食我場苗라하야 而縶維之하야 庶幾以永今朝하야 

使其人으로 得以於此逍遙하게 하고 而不去하게 하니

若後人으로 留客而投其轄於井中也라.

 

 부라. 교교는 깨끗하고 새하얀 것이다. 구는 말이 아직 힘세지 못한 것이니

 어진 자가 타는 것을 말함이다. 

 장은 남새밭이다. 집은 그 발을 얽는 것이고, 유는 그 고삐를 매는 것이다.

 영은 오래됨을 말한다. 이인은 어진 자를 가리킴이고. 소요는 놀면서 쉬는 것이다. 

 이 시를 지은 자는 어진 자가 가는 것을 가히 만류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그가 타고 온 망아지가 의탁하여 우리 장포의 싹을 뜯어먹는다 하여 

 말의 발을 동여매고 고삐를 매어서 오늘 아침을 오래하도록 머물게 하여

 그 사람으로 하여금 이곳에서 소요하게 하고 가지 못하게 하니,

 후세 사람들이 반갑고 그리웠던 손님을 머무르게 하려고 

 수레바퀴 비녀장(굴대머리에 내리 지른 큰 못)을 우물 속에 던져 넣었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 皎皎에 대하여 장횡거 선생은 ‘어진 자를 결백한 뜻으로 표현한 것이다

     (張子曰以表賢者潔白之意) 하였다.

 

 

 2장. 皎皎白駒가 食我場藿이도다.  縶之維之하여 以永今夕하리라.  

        所謂伊人이 於焉嘉客하게 하리라.

 

        교교백구가 식아장곽이도다.  집지유지하고 이영금석하리라.

        소위이인이 어언가객하게 하리라. 賦也라

 

        밝고 깨끗한 작은 백마가, 나의 남새밭 속에서 콩잎을 뜯어 먹도다.

        새끼줄로 다리를 묶고 고삐를 매어, 오늘 저녁 내내 잡아 놓으리라.  

        흔히 말하는 바대로 저 사람(현자)이, 여기에서 손님의 마음이 흡족하게 하리라.

 

 賦也라. 藿은 猶苗也라. 夕은 猶朝也라. 嘉客은 猶逍遙也라.

 부라. 곽은 싹과 같다. 석은 아침과 같다(머무르게 한다는 뜻이다).

가객은 소요와 같다.

 

 

 3장. 皎皎白駒가 賁然來思하도다.  爾公爾侯하여 逸豫無期하게 하리라.  

        慎爾優游하며 勉爾遁思이어다.

 

        교교백구가 비연래사하니.  이공이후하야 일예무기하게 하리라.

        신이우유하며 면이둔사이어다. 賦也라

 

        밝고 깨끗한 작은 백마를, 화려하게 장식하여 타고 왔도다.

        그대를 공작으로 삼거나 후작으로 삼아,

        편안함과 즐거움을 무한히 누리도록 하리라.

        한가하고 자유로움이 분에 넘침이 없게 하고,

        한가함을 도모하여 세상을 피하지 말지어다.

 

賦也라. 賁然은 光采之貌也니 或以爲來之疾也라. 思는 語詞也라.

爾는 指乘駒之賢人也라. 愼은 勿過也오, 勉은 毋決也라. 遁思는 猶言去意也라.

言此乘白駒者, 若其肯來면 則以爾爲公하며 以爾爲侯하야 而逸樂無期矣라하니

猶言橫아 來라. 大者면 王이오 小者면 侯也라.

豈可以過於優游하고 決於遁思하야 而終不我顧哉아하니라.

盖愛之切而不知好爵之不足縻요 留之苦而不恤其志之不得遂也라.

 

부이다. 비연은 광채나는 모양이니, 어떤 이는 오기를 빨리 하는 것이라 한다.

사는 어조사이다. 이는 망아지를 타고 오는 어진 사람을 가리킨다.

신은 지나치지 말라는 것이고 면은 결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둔사는 버리고 떠나 간다는 뜻과 같다. 이 흰 망아지를 탄 자가 만약에 기꺼이 오면

곧 그대를 공으로 삼고 그대를 후(侯)로 삼아서 편안하고 즐거워하기를 기한이 없게

할 것이라 했으니  『사기』에 ‘전횡아. 오너라. 크게는 왕으로 삼을 것이고,

작게는 제후로 봉할 것이다’는 말과 같다. 

‘어찌 우유하기를 지나치게 하고 은둔하려는 생각을 결단하여 끝내 나를 돌아보지

않는가’  대개 사랑은 간절하나 좋은 벼슬도 족히 얽히지 못함을 알지 못하고

(『주역』 풍택중부괘 九二효의 “我有好爵하야 吾與爾靡之하노라”와 같이 해야 한다. 

임금이 되어 어진 사람을 좋아하여 가지 못하도록 붙잡아 두는 방편으로 벼슬만 줄

것이 아니라 어진 사람의 뜻과 같이 정치를 해야 하는데 그러할 줄을 모른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제선왕이 맹자를 좋아하여 불러서 벼슬만 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왕도정치를 실현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였기에 맹자가 떠나는 것과 같은 뜻),

머무르게 하는 것만을 애썼지, 

어진 이의 그 뜻이 이루어지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기지는 아니했느니라.

 

※ “橫아 來라 大者면 王이오 小者면 侯也라”

사마천의 『史記』 田儋列傳(전담열전)에 나오는 글귀이다.

전횡(田横 : ?~BC202)은 齊의 종실인 田氏 일족으로 秦 나라 말기에 형인 전담,

전영(田榮)과 함께 진(秦)에 반기를 들고 제(齊)를 다시 일으킨 인물이다.

한(漢)의 유방(劉邦)이 천하를 평정하자, 빈객(賓客) 5백여 명과 섬에 숨어 살 때

유방이 그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사신을 보냈다. 

그때 전횡은 예전에 유방의 사신인 역생(酈生)을 삶아 죽인 사실을 상기하며 

그의 아우인 역상(酈商)이 현명한 장수라 감히 두려워서 조칙을 받들 수 없다며

거절하였다. 그러자 한고조는 위위(衛尉)의 벼슬에 있던 역상에게 엄한 조칙을 내려 

‘제나라 왕인 전횡이 곧 이를 터인데 가족은 물론 말과 따르는 자들을 불안하게 하면

일족을 멸할 것이다’라고 하며 다시 사신을 보내 이런 조칙을 내린 사실을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田橫來아 大者면 王이오 小者면 乃侯耳라 不來면 且擧兵加誅焉이라.

 (전횡이여, 오너라. 크게는 왕이오, 작게는 이에 후를 삼으리라.

 오지 아니하면 또한 병사를 일으켜 주살하리라)”

 

전횡은 고민하다가 빈객 두 사람과 함께 낙양으로 가던 중 삼십리 길을 남겨 놓고 

한왕을 섬기며 산다는 것이 부끄럽다며 자결하였다.

유방은 크게 놀라며 왕의 예식에 맞춰 장례를 치러주었다. 

그런데 장례가 끝나자마자 두 빈객이 자살하였다. 

그제서야 유방은 전횡의 빈객들조차 매우 현명한 사람들임을 깨닫고 탄식하며, 

섬에 남아있는 빈객들을 모두 모셔 오도록 하였다. 

하지만 5백여명에 이르는 빈객들은 전횡을 죽음을 전해 듣고 그 자리에서 모두

자결하였다. 이들은 ‘전횡오백사(田橫五百士)’라 하여 후대에 높이 숭앙(崇仰)되었다. 

오늘날 靑道의 전횡도관광레저단지에 전횡오백사의 묘지가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충청남도(忠淸南道) 보령시(保寧市)의 외연열도(外煙列島)와

녹도(鹿島), 그리고 전라북도(全羅北道) 군산시(群山市)의 어청도(於靑島) 일대에는 

전횡을 당신(堂神)으로 숭배하는 풍습과 함께 그와 관련된 전설(傳說)이 전해진다. 

이 지역에서 전횡(田橫)은 풍어(豊漁)와 해상의 안전을 지켜주는 당신(堂神)으로

숭배되는데, 음력 4월과 동지(冬至)에 당제(堂祭)를 지내는 풍습이 남아 있다.

 

 

 4장. 皎皎白駒가 在彼空谷이도다.  生芻一束이로소니 其人如玉이로다.  

        毋金玉爾音하며 而有遐心이어다.

 

        교교백구가 재피공곡이도다.  생추일속이로소니 기인여옥이로다.

        무금옥이음하야 이유하심이어다. 賦也라

 

        밝고 깨끗한 작은 백마가, 저 깊은 골짜기에 있도다.

        한 묶음의 보잘것없는 생 꼴을 주는데도, 그 사람의 덕과 인품이 옥과 같도다.

        귀중한 그대의 안부를 묻는 서신도 없으며, 그리고 마음도 멀어져 있도다.

 

 賦也라. 賢者, 必去而不可留矣하고 於是에 歎其乘白駒入空谷에 束生芻以秣之하니

 而其人之德이 美如玉也라. 蓋已邈乎其不可親矣라. 然이나 猶冀其相聞而無絶也라.

 故로 語之曰 無貴重爾之音聲하야 而有遠我之心也라 하니라. 

 

 부이다. 어진 자가 기필코 떠나려 하여 만류할 수가 없었다. 

 이에 그 흰 망아지를 타고 빈 골짜기로 들어감에 찾아가서 생 꼴 한 다발 묶어서

 말에게 먹이면서 보니 그 사람의 덕이 옥과 같이 아름답다고 탄식하였으니,

 이는 이미 아득하여 가히 친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서로의 소식을 주고 받으면서 끊어지지 않기를 바랜 것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 " 그대의 음성만을 귀중히 여겨서 나를 멀리하는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라고 한 것이다. 

 

  白駒四章 章六句라

 

 

  『毛詩序』

 白駒는 大夫刺宣王也라.

 백구는 대부가 선왕을 풍자한 詩이다.

 

 

 原 文 【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   筆寫本 】

 

 

 原 文   飜 譯 者        德庤 / 李   斗 振